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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자장가를 불렀다 _ 육아 일기 (D + 62일)

by 토리오빠 2021.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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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태어난 지 60일이 넘은 지금,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가 통잠을 자게 됐다는 것이다. 직접 겪어보면 알 것이다. 세 시간마다 일어나 수유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오후 9시쯤 마지막 수유를 하면 길게는 8시간, 짧으면 6시간을 내리 잔다. 그 덕에 아내와 나도 잠을 더 잘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밤에 쭉 잠을 자는 만큼 낮잠이 줄었다. 말똥말똥 깨어있는 아이는 우리의 관심이 멀어지면 운다. 앞에서 딸랑이도 흔들어주고 노래도 불러주면 방긋방긋 웃으며 잘 노는데, 잠시 눕혀놓고 집안일을 하시 시작하면 울기 시작한다. 전엔 이럴때 안아주면 잠들곤 했는데, 지금은 거의 잠들지 않는다. 달래주고 놀아주고 관심 가져주고. 이리저리 아이와 부대끼다 보면 하루가 어느새 지나가 있다.

 

 며칠 전엔 아이를 재울 때 자장가를 불렀다. 나도 모르게 섬집 아기를 불렀는데, 노래를 부르다가 울컥해 버렸다. 가사가 슬펐다.

 

 섬집 아기 (1절)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갓난아이를 두고 어쩔 수 없이 굴을 따러 간 엄마도 안쓰럽지만, 혼자 울다 지쳐 잠든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가끔 아이를 달래고 또 달래도 계속 울 때가 있는데 부모를 찾다 혼자 잠드는 아이라니.

 

 섬집 아기(2절)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이번에 찾아보니 섬집아기 2절도 있었다. 굴을 더 많이 캐야 했지만 집에 혼자 있을 아이가 걱정돼 집에 서둘러 돌아오는 엄마의 모습을 노래하고 있었다. 퇴근길 서둘러 집에 오는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아이가 울 때 정신없이 분유를 타는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부모가 되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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