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육아일기8 일상의 모습들 _ 육아일기 (D + 1161일, D + 536일) 이번 주는 소소한 주제들로 육아일기를 써보려 한다. #1 첫째와 둘째가 미용실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동안 같이 놀긴 했었는데 이렇게 직접적인 대화를 주고받으며 오랜 시간 동안 같이 놀이를 하는 건 처음이다. 첫째가 둘째의 머리를 장난감 고데기로 말아주는데 어찌나 집중을 하던지 귀여웠다. 물론 그 뒤로 또 각자 놀긴 했지만 앞으로 같이 노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겠다 싶었다. #2 첫째의 어린이집 선생님이 바뀌었다. 처음엔 어색해했지만 두 달의 시간을 보낸 지금은 잘 적응해서 아쉬움이 크다. 자기 전 선생님이 보고 싶다고, 선생님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던 첫째인데 선생님과 헤어지고 새로운 선생님과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 일주일간 조마조마했다. 선생님과 헤어지더라도 같은 반 친한 .. 2024. 7. 21. 훈육을 했다 _ 육아 일기 (D + 835일, D + 210일) 처음으로 코코와 쑥쑥이에게 바다를 보여준 여행이 끝났다. 힘들긴 했지만 처갓집 식구들과 간 여행에서 잘 놀고 잘 자서 다행이었다. 뭐가 제일 재미있었어라고 물었을 때 바다라고 말한 코코의 대답은 여행의 피로를 가시게 해 주었다. 여행의 마무리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낮잠을 잔 후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던 코코가 고집을 피운다. 집에 가지 않겠다고, 더 놀 거라고 버티며 온 가족이 움직이질 못하게 한다. 설득도 해보고 엄하게 얘기도 해봤지만 전혀 통하지 않는다. 아내와 모종의 눈빛을 주고받고 코코를 그냥 들어 올렸다. 맹렬히 울기 시작하는 코코. 카페에 있는 모든 사람의 이목이 집중된다. 등뒤에 꽂히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바둥거리는 코코를 안고 차로 향한다. 억지로 카시트에 앉혀보지만 몸부림을 .. 2023. 8. 18. 100일이 된 쑥쑥이에게 _ 육아일기 (D + 725일, D + 100일) 쑥쑥아 안녕? 아빠야. 추운 겨울에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기다렸던 쑥쑥이가 세상에 나온 지도 어느새 100일이 지났어. 언니 덕택에 초보 딱지를 뗀 아빠는 귀여운 쑥쑥이에게 푹 빠져있어. 처음에 초점이 없었던 눈은 이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내. 잠깐 쑥쑥이를 눕혀놓고 할 일을 하다가 주변에 앉으면 아빠를 알아보고 배시시 웃음을 지어. 그럼 아빠는 목과 볼에 뽀뽀세례를 퍼붓곤 해. 그때 너의 행복한 미소를 보면 마음 가득 충만함이 생겨. 행복해. 물론 쉽진 않아. 누가 그러더라고 둘째가 태어나면 첫째의 세배가 힘들다고. 둘 다 돌보느라 그렇겠지만 사실 힘든 것보다 너희들이 있음으로 인해 생기는 행복감이 더 큰 것 같아. 엄마랑 아빠 둘만 이 집에 있으면 얼마나 웃을 일이 있겠어. .. 2023. 5. 7. 결혼식에 못갔다 _ 육아일기 (D + 699일 , D + 74일) 오늘은 대학동기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친한 사이이고, 내 결혼식에도 와주었기에 가야 했지만 결국 가지 못한다는 연락을 하고 말았다. 가장 큰 이유는 아기를 돌봐줄 사람을 구하지 못한 것이다. 신생아인 둘째를 포함해 연년생 자매를 키우다 보니 최소한 두 명의 어른이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 "힘들지만 그냥 혼자 보면 안 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첫 째가 질투가 심하기에 혼자서 둘째를 안거나 분유를 먹일 수 없다. 결국 둘째가 울고 있는데 첫째를 달래거나, 첫째를 강제로 제지하며 둘째를 수유하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론적으론 가능하지만 그냥 버티는 인내심 테스트가 될 뿐이다. 아내가 힘들다. 어머니에게 연락을 했지만 토요일에 일이 있어서 애기를 봐줄 수 없다고 했다. 장모님에게 부탁.. 2023. 4. 9. 그냥 지친다 _ 육아 일기 (D + 532일) 오늘 하루는 참 좋았다. 코코가 어린이집에서 하원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내와 맛있는 것을 먹고 카페에서 뿌듯한 시간을 보내며 충전한 에너지는 코코가 집에 오자마자 바닥나버렸다. 미역국을 끓이는데 코코가 칭얼거리기 시작한다. 아내가 달래 보려 하지만 소용이 없다. 잠을 얼마 자지 못해 컨디션이 안 좋은 건지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 결국 아내가 임신한 몸으로 코코를 안아준다. 뱃속에 있는 둘째가 힘들어할 텐데. 서둘리 미역국을 불에 올려두고 코코를 안아줬다. 창밖으로 강아지 구경을 하길래 내려놓으려 했더니 다시 울기 시작한다. 더는 그냥 안아줄 수 없어 아기띠를 했다. 좀 낫긴 하는데 시간이 지나니 허리가 아프다. 오늘 하루가 느리게 갈 것 같아 차라리 마트에 가기로 했다. 코코에게 마트에 갈거냐고 물어보.. 2022. 10. 18. 시간이 없다 _ 육아일기 (D + 82일) 퇴근을 한다. 야근하지 않도록 일을 서둘러 처리해서 그런가 정신이 없다. 늦지 않게 가야 한다. 저녁시간을 평소대로 보내려면 말이다. 집에도착하고 우선 저녁을 먹는다. 아이는 바운서에 눕히고 식탁에 앉은 우리를 바라볼 수 있게 해 놓는다. 먹는 동안 아이가 울지 않길 바래야 한다. 둘 중 한 명이 안아서 달래야 하니까. 정리하고 나면 어느새 8시 반이 다 되어간다. 목욕 준비를 한다. 목욕을 시키고 로션까지 바르고 나면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언제 이렇게 컸는지. 묵직하다. 목욕이 끝나면 아내가 아이에게 분유를 먹인다. 그동안 나는 목욕에 썼던 수건, 욕조 등을 치우고 샤워를 한다. 머리를 말리고 나오면 수유가 끝나간다. 다시 내가 아이를 안고 트림을 시킨다. 아내는 서둘러 운동을 가고 칭얼거리는 아이를.. 2021. 8. 16. 욕조가 작아졌다 _ 육아 일기 (D + 69일) 얼마 전 아이를 목욕시키는 욕조를 바꿨다. 신생아 때는 세숫대야 두 개면 목욕이 가능했는데 어느새 아이의 발이 대야 밖으로 삐져나오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주문한 아기 전용 욕조는 욕실에 비해 컸다. 이리 놓고 저리 놓아도 목욕시킬만한 공간이 나오지 않았다. 두 번째 날부터 샤워 부스 안쪽에 욕조를 두자 공간이 좀 나왔다. 그만큼 아이를 멀리서 씻겨야 했지만 몇 번 해보니 할만해졌다. 그래도 땀은 송골송골 맺힌다. 아이는 금방금방 큰다. 2달차 예방접종을 가서 몸무게를 쟀는데 태어날 때와 비교해 어느새 두배가 되어 있었다. 이정도면 상위 93%라고 한다. 아내가 말했다. 이러다가 여자 씨름선수가 되는 거 아니냐고. 나도 어릴 때 통통했었다고 하며 그럴 리 없다고 말했지만 괜스레 불안해진다. 진짜 그러면 어.. 2021. 8. 8. 자장가를 불렀다 _ 육아 일기 (D + 62일) 아이가 태어난 지 60일이 넘은 지금,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가 통잠을 자게 됐다는 것이다. 직접 겪어보면 알 것이다. 세 시간마다 일어나 수유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오후 9시쯤 마지막 수유를 하면 길게는 8시간, 짧으면 6시간을 내리 잔다. 그 덕에 아내와 나도 잠을 더 잘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밤에 쭉 잠을 자는 만큼 낮잠이 줄었다. 말똥말똥 깨어있는 아이는 우리의 관심이 멀어지면 운다. 앞에서 딸랑이도 흔들어주고 노래도 불러주면 방긋방긋 웃으며 잘 노는데, 잠시 눕혀놓고 집안일을 하시 시작하면 울기 시작한다. 전엔 이럴때 안아주면 잠들곤 했는데, 지금은 거의 잠들지 않는다. 달래주고 놀아주고 관심 가져주고. 이리저리 아이와 부대끼다 보면 하루가 어느새 지나가 .. 2021. 8. 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