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용 AI 를 중심으로 한 서버 수요의 폭발적인 성장은 AI 프로세서와 메모리 업체들의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경기의 다운턴으로 전례 없는 수요 B/G 축소와 판가 하락이 나타났으며,이로 인해 2022년 4분기 메모리 시장은 직전 호황기 고점 대비 60% 축소되는 등 이전 사이클 보다 큰 변동 폭을 기록하였다.
메모리 업황 변동성이 확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요 측면에서는 전방 IT 산업의 경기 민감도 증가, 전방 수요 예측의 어려움 확대 등을 주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메모리 업황 변동성이 확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요 측면에서는 전방 IT 산업의 경기 민감도 증가, 전방 수요 예측의 어려움 확대 등을 주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서버투자는 대규모 비용을 수반하는 의사 결정이기 때문에 B2C 중심의 모바일, PC 시장 대비 경쟁환경 변화, 사업포트폴리오 전략, 거시환경 변화등 에 따라 높은 변동성이 상존하고 있다.
모바일, PC 합산 비중이 80%에 달했던 과거와 달리, 완연한 성숙기에 접어든 기존 응용처 대비 클라우드 시장의 높은 성장세에 따라 서버시장 비중은 2016~2019년 20% 중반수준에서 2021~2023년 30% 중후반 수준으로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메모리시장의 수요 변동폭은 소수 대형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기조 변화로 인해 과거대비 높아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 업황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소로는 메모리 선단공정 전환의 어려움이 점자 커짐에 따라, Tech Migration 을 통한 메모리공급 확대보다 웨이퍼 투입량을 증가시키는 증설투자를 통해 수요에 대응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공급을 확대시키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웨이퍼 당 칩 개수를 늘리는 공정 미세화와 웨이퍼 투입량을 증가시키는 증설투자가 있다
초미세 공정 기술의 난이도가 상승하면서 B/G 성장과 Bit 당 원가 절감율이 둔화됨에 따라,제조사들은 선단공정 전환보다는 메모리 생산라인 자체를 늘리는 투자를 점차 확대시키면서 전방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전체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초창기 대비 커진 시장규모, 전통 응용처 시장의 수요 성장 둔화로 인해 성숙기에 들어선 상태이다. 실제로, 비트 단위로 환산하는 메모리 수요 성장률(B/G)은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는데, 2010년대 초반 30%를 넘던 수요 성장률은 2020년 이후 10%대로 하락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 수요 B/G 의 증감율과 메모리 제조사의 수익성은 높은 상관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변동성 자체가 경기 사이클의 전환을 좌우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업황 순환주기를 살펴보면, 1)업사이클 국면 전반기, 초과 수요 상황에서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고 제조사들은 수요 확대에 대응하여 설비투자, 가동률 상승 등을 통해 메모리 공급을 확대한다. 2)다운사이클 국면 초기 수요가 선제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증가했던 생산량은 재고로 전환되며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메모리 가격이 하락한다. 3)이후, 제조사는 과잉재고를 축소시키기 위해 설비투자 축소, 감산 등을 통해 메모리 공급을 감소 시키고, 재고부담이 완화되며 메모리 가격은 점진적으로 상승한다.
메모리 업황의 전환은 공급 변화에 보다 밀접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판단된다
DRAM 중심으로 과점화가 안착 된 시장구조를 감안할 때, 감산 및 투자 축소 등을 포함한 공급 감축을 적극적으로 진행할수록 추세전환이 빠르게 나타나게 된다.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강도 높은 업황 하락이 2023년 3분기를 지나 회복세로 진입한 데에는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공급조절 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SK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메모리 수요가 급감하자 2022년 4분기부터 곧바로 감산에 착수하였고, 이전 다운턴에서도 인위적 감산에 나서지 않던 삼성전자 역시 2023년 4월부터 공급 축소에 참여함에 따라 10월부터 메모리 가격이 소폭 상승 전환하는 등 업황 사이클의 변화를 유도하였다. 과거 사례 및 이번 다운사이클을 통해서도 공급요인이 업황 순환주기에 보다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AI 서비스의 본격적인 확산은 전통 응용처들의 수요 정체에 직면한 반도체시장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되고 있다. AI 의 학습 및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인 AI 서버시장은 메모리시장의 주요 전방 영역으로서, 2023년 전체 서버시장 출하량이 10% 수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40%의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2026년까지도 연평균 30%에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등 AI 학습에 특화된 하드웨어인 가속기(GPGPU, General Purpose Graphic Process Unit)는 AI 서버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반도체이다. 엔비디아 (NVIDIA)는 2023년 기준 해당시장의 80%를 장악한 선도 사업자로서, AI 수요 성장과 함께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4 회계연도 2분기(2023.05~2023.07)부터 데이터센터향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4분기 매출액(220억달러)은 전년동기대비 264% 늘어났고, 7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단기간 급격한 실적 성장 및 기업가치 상승은 AI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GPGPU 등 AI 프로세서의 폭발적 성장은 GPU 의 빠르고 대용량의 연산을 돕는 고대역/고용량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확대를 동반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인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은 AI 나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등에 최적화된고성능 DRAM 메모리로, 일시에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넓은 대역폭과 적층을 통해 높인 메
모리 용량을 토대로 GPU 와 하나의 기판에 탑재되어 연산 기능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주고 받아야 하는 AI 학습의 특성 상, HBM 등 고성능 메모리는 AI 성능 향상에 있어 AI 프로세서와 더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HBM 시장은 2023년부터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였으며, 2024년 141억달러, 2025년 200억달러 등 매년 빠르게 성장하며 2026년까지 연평균 90%에 달하는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DRAM 시장 대비 HBM 의 비중은 2023년 기준 10% 수준에서 2024~2025년 20%대로 높아질 전망이다.
HBM 은 최선단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DRAM 모듈로 범용제품 대비 6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
HBM 은 SK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시장 대부분을 과점하고 있으며, 마이크론의 공급 점유율은 낮은 수준이다. SK 하이닉스는 2024년 상반기 HBM3E(5세대) 제품을 선제적으로 양산, 공급할 예정으로 AI 프로세서 시장을 선도하는 우량 거래처 선점과 업계 우위의 양산 경쟁력 등이 시장지배력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역시 차세대 제품 기술개발 및 양산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며 HBM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어서 제조사 간 공급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수요처 확보 및 유지 여부, 양산 경쟁력 등에 따라 중기적인 시장 점유율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AI 시장이 본격적인 수요 성장기에 진입함에 따라 메모리시장의 수요 기반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데,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AI 반도체 산업 내에서의 메모리 위상 제고, 맞춤형 메모리시장의 성장 등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AI 메모리 수요 성장은 맞춤형 또는 수주형 메모리 사업비중을 꾸준히 확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대표적인 AI 메모리인 HBM 은 수요처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설계 및 제작이 필요한 맞춤형 제품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다만, 여전히 비트 단위 기준, 전체 DRAM 출하량 대비 낮은 수준(한 자릿수 중반)에 머물고 있는 HBM 비중 등을 감안할 때, AI 메모리시장의 흐름 자체가 전체 메모리 업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PC, 모바일, Conventional 서버 등 전통 응용처의 수요 회복 및 메모리 제조사들의 감산기조 유지, 수급 회복이 더딘 NAND 부문의 재고정상화 및 판가 안정화 추이 정도가 업황의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AI 메모리시장 또한 성장 초입기로 수급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수요 측면에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Capex 는 2024년 20% 이상 늘어나면서 AI 메모리 수요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다.
공급 측면에서 살펴보면, HBM 은 맞춤형 메모리 제품의 특성 상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어 수요 변화로 인한 공급과잉에 노출될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 다만,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늘어나는 AI 메모리 수요 및 주요 고객사 선점을 위해 2024년 HBM 생산능력을 전년대비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며, 공급처 다변화에 따라 수요처들의 단가 인하 요구가 점차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
메모리 제조사들은 지난 2017~2018년 서버용 메모리 수요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 적극적으로 공급 물량을 확대시켰으나, 2019년 서버수요 피크아웃(peak-out) 등 급격한 수요 감소로 수급 악화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개화되는 신규 수요에 대한 경험이 충분치 않았던 점을 돌이켜볼 때, 성장 초입기인 AI 메모리 수요 대응을 위한 제조사 간 투자경쟁 과정에서 예상 대비 큰 폭의 수급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도 내재된 것으로 판단한다.
2024년 전체 메모리 업황은 업사이클 초입기에 진입하였고, 하반기까지 점진적인 개선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수요 측면에서는 전통 응용처의 완만한 수요 회복과 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의 성장기조 등이 유지될 전망이다.
DRAM 은 HBM, 서버용 DDR5 등의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통 응용처의 출하량 역시 2022~2023년 부진에서 벗어나 전년대비 한자릿수 초반의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온디바이스 AI 효과 등을 토대로 2024년 기기 당 메모리 채용량은 전년대비 평균 10% 수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또한 메모리 수요 회복에 기여할 전망이다. NAND 의 경우, DRAM 대비 수요 회복 강도는 낮을 것이나, 업체들의 감산기조가 유지되는 전제 하에 재고부담이 소진되는 하반기 이후 점진적인 수급 안정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실질적인 메모리 공급능력 확대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업황 개선세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2024년 메모리 업체들의 CAPEX 확대는 고부가 DRAM 제품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HBM 및 DDR5 등은 Die size(다이 사이즈, 웨이퍼 상에서 칩이 차지하는 단위 면적)가 크기 때문에 웨이퍼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완제품 생산은 범용 대비 줄어드는 효과(Die penalty)가 발생한다. 또한, 프리미엄 DRAM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최선단 공정 비중 확대 과정 상 기술적 감산효과는 전체적인 DRAM 생산량 증가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NAND 는 DRAM 부문과 같은 실질적 감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수급 및 가격 안정화 도달 시점까지 제조사들의 인위적 감산기조가 지속되면서 단기간 공급부담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메모리 업체들의 이러한 투자기조는 수요처들의 구매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메모리 판가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2024년 1분기 메모리 제조사들의 전년동기대비 DRAM 생산 B/G 는 8%, NAND 15% 수준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수익성 높은 고부가 제품생산에 집중하고자 하는 업체들의 사업 전략을 방증하고 있다. 선단공정 전환(기술적 감산)과 레거시 제품의 인위적 감산기조로 메모리 공급량이 점차 축소되며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은 전방업계의 재고 확보 유인을 일정수준 촉진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매크로 요인 등의 안정화를 전제할 경우, 메모리 업황이 단기간 재차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은 수준으로 예상한다 2024년에도 실질 공급능력 확대가 제한되는 투자기조가 이어지면서, 단기간 수요가 비교적 크게 조정을 받더라도 수급 악화 및 판가 하락 폭은 일정 범위 내에서 제어될 것으로 예상한다
2023년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수익성이 회복되는 모습이다. 주요 메모리 3사간 수익성 회복 속도는 각사별 AI 용 메모리시장 선점 정도, 재고부담 수준에 따라 다소 상이하다.
한편, SK 하이닉스는 2024년 4월초 미국 인디애나 주에 38.7억달러 규모의 신규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건설 투자 계획을 발표하였다. 양산예정 시기(2028년), 투자규모,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등과 자체적인 영업현금창출력 등을 고려할 때, 급격한 투자부담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다만, 높은 임금 수준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미국 내 생산설비 구축에 따른 감가상각비 확대 등 반도체 원가경쟁력 저하와 국가 안보 기관의 반도체 생산 시설 접근 허용 등에 따른 영업기밀 유출 등의 우려 등이 국내 메모리사 사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중기적인 관점에서 상시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
2022년 4분기부터 시작된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감산정책에 힘입어 메모리 경기는 회복 초입기에 진입하고 있다. 2023년부터 본격 개화된 생성형 AI 서비스 산업은 고용량 메모리 수요를 촉발하며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산업 전반에 걸쳐 주요 화두로 부상한 AI 확산세는 메모리 수요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더불어, 최근 다운사이클을 통해서도 확인된 바와 같이 업황 하락기 진입 시 공급조절 강도에따라 사이클의 기간 및 강도가 좌우되고 있다. 2024년에도 프리미엄 제품 생산능력 확대에 초점을 둔 제조사들의 CAPEX 전략과 수익성 낮은 레거시 제품에 대한 감산기조 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업황 회복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본다.
SK 하이닉스는 HBM 등 AI 메모리시장 선점 효과를 통해 경쟁사 대비 빠른 수익성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 및 마이크론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으로 HBM 시장 내 점유율 격차는 점차 축소되겠지만, AI 프로세서 시장을 선도하는 우량 고객사 확보 및 업계 우위의 양산능력을 토대로 당분간 선도적 시장지위의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2024년 메모리 판가 상승과 프리미엄 제품의 이익기여도 확대 등을 통해 전년대비 수익성은 크게 개선될 것이다. 다만, 재무구조 측면에서는 2023년 큰 폭의 영업손실과 현금흐름 저하로 차입부담이 확대된 상태이다. 투자부담을 충당하는 영업현금창출력 개선을 통해 중기적으로 등급수준에 부합하는 재무안정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나, 단기화되는 순환 주기와 주요국 반도체 산업 정책 등에 따른 업황 변동성, 메모리 수요 트렌드 변화에 대응한 적기 투자여력 확보 등을 위해서는 업황 회복기간 차입 부담을 제어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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