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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70

퇴근 좀 시켜줘 _ 육아 일기 (D + 878일, D + 253일) 정신없이 일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정시 퇴근이지만 깔끔하게 풀리지 않던 일 때문에 자꾸 업무 생각이 난다. 어린이집 하원시간이 간당간당해 서둘러 주차하고는 현관문을 연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둘째를 안아 들고 아내와 바통 터치를 한다. 보통 내가 첫 째를 하원시키지만 오늘은 치과 영유아검진이 예약되어 있어 아내가 하원시킨 후 바로 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회사에서 퇴근하자마자 바로 육아로 출근. 매일 반복되는 일이기에 익숙해졌지만 빡빡한 느낌이 든다. 둘째와 놀아주다보니 첫째가 검진을 마치고 집에 도착했다. 진찰결과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불소도포를 했기에 최소 1시간이 지난 후 식사가 가능하다고 해서 기다렸다가 저녁을 먹었다. 첫째가 흘려 난장판이된 식탁과 바닥을 치우고 정리를 하니 어느새 8시가 다 되.. 2023. 10. 22.
어린이집 방학 _ 육아일기 (D + 872일, D + 247일)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휴가 극성수기인 이 기간에 어린이집 방학이 시작된다. 이번 어린이집 방학은 총 7 영업일. 주말을 포함하면 11일 연속으로 진행된다. 코코가 어린이집을 가지 않는다니. 부담감이 밀려온다. 어린이집 방학으로 집에 코코와 쑥쑥이가 있으면 최소 2명의 돌봐주는 사람이 있어야 육아에 여유가 있다. 혼자서 둘을 볼 수는 있지만 집안일을 하기도 어렵고 간신히 다치지 않도록 안전하게 돌봐주는 것도 벅차다. 이번 여름 방학은 장모님께서 3일 도와주시고 내가 4일 여름휴가를 쓰기로 했다.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휴가(육아)가 시작되기에 마음이 무거운데 회사 후배가 물어봤다. 선배님 어디 놀러 가시냐고. 나는 가긴 어딜가냐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퇴근했다. 못 갈 건 없다. 하지만 날도 더운데 익숙하.. 2023. 10. 13.
배밀이가 늦다 _ 육아일기 (D + 864일, D + 239일) #1 어느새 쑥쑥이가 8개월이 되었다. 현재 쑥쑥이는 바닥에서 몸을 잘 뒤집어 가며 놀고 앉혀주면 꽤 오랜 시간 동안 앉아있는다. 근데 발달이 좀 느린 편이다. 이쯤 되면 배밀이를 하고 기어야 하는데 말이다. 발달검사때 의사 선생님께서 성장이 빨라 몸이 큰 아이는 신체를 움직이는 발달은 좀 느릴 수 있다고 했지만 맘이 편하지 않다. 코코도 성장이 빨라서 그런지 대근육 발달이 느려 또래보다 늦게 기고 늦게 걸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코코 때 역류방지쿠션에 오래 두어서 발달이 느렸다고 생각해 쑥쑥이는 신경 써서 터미타임도 시키고 바닥에서 키웠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조바심이 난다. 생각해보면 병이 있지 않은 이상 못 걷는 사람은 없으니 결국 언젠간 다 걷게 될 건데 괜한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닌가.. 2023. 10. 4.
예쁘다고 한다 _ 육아 일기 (D + 856일, D + 231일) 쑥쑥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나서는 길, 마주 오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자 의례 그랬던 것처럼 눈을 피했다. 하지만 "안녕~ 아기네~ 너무 하얗고 예쁘다." 이 한마디에 난 무표정을 풀고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시작한다. 몇 개월인지, 여자 아이인지 물어보고 통통해서 나중에 키가 크겠다고 하시며 아이가 예쁘다고 칭찬해 주셨다. 마치 내가 칭찬을 들은 것 마냥 기분이 좋다. 호주에 1년 정도 머물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눈이 마주쳐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름 호주에 익숙해져서 처음엔 나도 모르게 마주치는 사람과 눈을 맞추며 인사했지만 상대방의 냉담한 반응에 나는 곧 무표정에 익숙해졌다. 처음엔 이 삭막함이 아쉬웠지만 시간이 지나니 편해졌다. 낯선 사람과 이야기해서 득 될 일도 .. 2023. 9. 13.
병원에 갔다 _ 육아일기 (D +852일, D + 227일) 오늘은 코코를 병원에 데리고 가는 날이다. 보통 코코가 걱정된 아내가 병원을 데려가곤 했다. 하지만 아내가 하원시키는 일이 잦아지니 내가 어린이집에 가면 엄마를 데려오라고 떼를 쓰는 통에 웬만하면 내가 하원을 시키고 병원에 데리고 가는 걸로 아내와 정리를 했다. 퇴근 후 옷을 갈아입고 휴대용 유모차를 챙겨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코코가 잘 걸어 다니긴 하지만 병원이 꽤 걸어야 하는 위치에 있기에 유모차는 필수다. 일단 태우기만 하면 쭉 밀고 어른 걸음걸이로 병원에 갈 수 있으니 시간도 에너지도 절약된다. 어린이집에 도착하고 코코를 불렀는데 얼굴이 어둡다. 또 시작이구나. 엄마랑 하원하고 싶다며 떼를 쓰기 시작한다. 담임선생님은 여러 아이를 돌보고 있고 아이들이 하원하면 문서업무를 해야하기에 시간을 뺏으면 .. 2023. 9. 6.
더 자 _ 육아일기 (D + 843일, D + 218일) 첫째와 둘째가 같이 자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어느새 이 방식이 적응이 돼서 아이들도 우리도 제법 익숙해졌다. 먼저 8시가 되면 나는 둘째를 안고, 아내는 첫째를 데리고 방으로 향한다. 나는 둘째의 분유를 수유하고 아내는 첫째를 재운다. 둘째는 수유 후에 바로 잠들기도 하고 좀 울다가 잠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금방 잠드는 편이다. 첫째는 할 이야기가 많은지 나도 찾았다가 아내도 찾았다가, 물도 마시고 기저귀도 갈아달라고 한다. 둘째가 완전히 잠들면 나는 자는 척을 한다. 자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첫 째가 잠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나는 그러다 잠든다. 첫째는 방에 들어온 지 최소 30분이 좀 넘어서야 완전히 잠든다. 아내는 첫째가 잠들고 나면 나를 깨운다. 빈 분유병과 손수건 등을 챙겨.. 2023. 8. 28.
훈육을 했다 _ 육아 일기 (D + 835일, D + 210일) 처음으로 코코와 쑥쑥이에게 바다를 보여준 여행이 끝났다. 힘들긴 했지만 처갓집 식구들과 간 여행에서 잘 놀고 잘 자서 다행이었다. 뭐가 제일 재미있었어라고 물었을 때 바다라고 말한 코코의 대답은 여행의 피로를 가시게 해 주었다. 여행의 마무리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낮잠을 잔 후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던 코코가 고집을 피운다. 집에 가지 않겠다고, 더 놀 거라고 버티며 온 가족이 움직이질 못하게 한다. 설득도 해보고 엄하게 얘기도 해봤지만 전혀 통하지 않는다. 아내와 모종의 눈빛을 주고받고 코코를 그냥 들어 올렸다. 맹렬히 울기 시작하는 코코. 카페에 있는 모든 사람의 이목이 집중된다. 등뒤에 꽂히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바둥거리는 코코를 안고 차로 향한다. 억지로 카시트에 앉혀보지만 몸부림을 치며 .. 2023. 8. 18.
쪽잠 _ 육아일기 (D + 818일, D + 193일) 주말 아침. 어김없이 쑥쑥이는 운다. 아직 새벽 5시라 이른 시간인데 울면서 분유를 찾는다. 전에는 그래도 7시까지 자더니 이젠 이가 나는지 잠이 줄어버렸다. 졸린 눈을 비비며 분유를 타고 쿠션을 받쳐 수유를 한다. 잘 먹는 쑥쑥이를 바라보며 멍하니 있다 보면 졸음이 쏟아진다. 젖병을 잡아주며 꾸벅꾸벅 졸다가 젖꼭지가 입 밖으로 나와서 우는 소리에 잠에서 깬다. 다시 젖병을 물리고 또다시 존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그렇게 졸다가도 모닝커피 한 잔을 마시면 잠이 좀 깬다. 카페인의 힘으로 오전 시간을 보낸다. 우리 가족 4명이 모두 활동하는 시간엔 아무리 피곤해도 쪽잠을 잘 여유는 없다. 쑥쑥이가 잠깐 잠들더라도 아내 눈치가 보이고 코코는 쉽게 잠들지 않는다. 애들과 놀아주다 점심을 먹고나면 1시쯤... 2023. 8. 10.
연차휴가 _ 육아일기 (D + 812일, D + 187일) 퇴근 전 차장님께 전화를 받았다. 별일 아니라는 듯이 팀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를 내게 맡기는 차장님의 지시에 화가 났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최대한 침착하게 생각해 보겠다고 이야기한 뒤 내일 연차휴가 좀 쓰겠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퇴근하며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올해 초 비슷한 프로젝트를 마무리 했었다. 차장님은 해봤던 프로젝트니 내가 잘할 것이라는 요지로 말했다. 자기만 편하게 일하고 싶은 속셈이었다. 일이 좀 꼬이긴 했지만 차장님과 2년 차 직원이 같이 해나가면 큰 문제가 없는 프로젝트였다. 거기에 나까지 끼워 넣는 건 프로젝트에 대한 머리 아픈 고민을 하기 싫다는 의미로 읽혔다. 거기다 나는 곧 육아휴직을 쓸 예정이라 1년이 넘는 프로젝트를 다 끝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머리가 지끈 아팠다.. 2023.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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