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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시간이 없다 _ 육아일기 (D + 82일)

by 토리오빠 2021.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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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을 한다. 야근하지 않도록 일을 서둘러 처리해서 그런가 정신이 없다. 늦지 않게 가야 한다. 저녁시간을 평소대로 보내려면 말이다.

 

 집에도착하고 우선 저녁을 먹는다. 아이는 바운서에 눕히고 식탁에 앉은 우리를 바라볼 수 있게 해 놓는다. 먹는 동안 아이가 울지 않길 바래야 한다. 둘 중 한 명이 안아서 달래야 하니까. 정리하고 나면 어느새 8시 반이 다 되어간다. 목욕 준비를 한다. 목욕을 시키고 로션까지 바르고 나면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언제 이렇게 컸는지. 묵직하다.

 

 목욕이 끝나면 아내가 아이에게 분유를 먹인다. 그동안 나는 목욕에 썼던 수건, 욕조 등을 치우고 샤워를 한다. 머리를 말리고 나오면 수유가 끝나간다. 다시 내가 아이를 안고 트림을 시킨다. 아내는 서둘러 운동을 가고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래고 재우면 9시 쯤. 공식적인 자유시간의 시작이다. 아이가 그대로 잔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아이방에서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달래야 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그렇게 한 시간쯤 지나도 조용하다면 이제 안심하고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면 된다.

 

 시간이 없다. 제테크로 주식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모르는 게 많다. 주식시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 매매 창 건너편에 있는 데, 항상 공부하지 않으면 나는 돈을 잃을 수밖에 없다. 나에게 주어진 절대적 시간이 작다 보니 조급한 마음이 든다.

 

 얼마 전엔 아내와 의견충돌이 있었다. 재테크를 하는 것도 가족을 위한 거지만 어린 아기와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했으면 한다고 말이다. 가족을 위하는 마음은 같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 다툼이 생긴다. 큰소리는 오가지 않았지만 서로 서운한 마음이 생긴다. 

 

 자고있는 아이의 얼굴이 예쁘다. 칭얼대다가도 내가 들어오면 알아보고 배시시 웃는다. 한참을 안고 달래주다 보면 내가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노트북에 펼쳐놓은 재테크 관련 자료가 떠오른다. 인생은 결과가 아닌 과정을 즐겨야 한다던데, 내가 너무 조급한 건 아닐까. 잠든 아이를 내려놓고 다시 책상으로 향하는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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